두 번의 전란과 두 가지 歸鄕의 서사
이 글은 17세기 두 번의 동아시아 전란을 통과하며 겪은 민인들의 삶을 「최척전」과 「김영철전」을 통해서 재조명한 것이다. 종래 이 두 작품을 동아시아 전란과 관련하여 주로 가족 이산과 체험을 개별적으로 밝히거나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서는 두 작품을 ‘귀향의 서사’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주인공의 귀환 과정과 그 현실성 및 낭만성을, 즉 같으면서도 다른 점을 밝혀 결과적으로 가혹한 민인들의 삶이 전란 속에서 여하히 굴절되었는가를 따져 보았다. 우선 「최척전」은 완벽하게 복원된 가족을 통해 역으로 이런 현실은 불가능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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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in | 日本學硏究, 53(0) Vol. 53; pp. 89 -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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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Author | |
Format | Journal Article |
Language | Korean |
Published |
일본연구소
31.0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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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 이 글은 17세기 두 번의 동아시아 전란을 통과하며 겪은 민인들의 삶을 「최척전」과 「김영철전」을 통해서 재조명한 것이다. 종래 이 두 작품을 동아시아 전란과 관련하여 주로 가족 이산과 체험을 개별적으로 밝히거나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서는 두 작품을 ‘귀향의 서사’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주인공의 귀환 과정과 그 현실성 및 낭만성을, 즉 같으면서도 다른 점을 밝혀 결과적으로 가혹한 민인들의 삶이 전란 속에서 여하히 굴절되었는가를 따져 보았다. 우선 「최척전」은 완벽하게 복원된 가족을 통해 역으로 이런 현실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환기시켜 준다. 이에 반해 「김영철전」은 불가항력적인 고난을 뚫고 귀환한 김영철을 통해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게 한다. 따라서 환상적으로 믿고자 하는 현실을 그려내거나(「최척전」), 현실로 믿어야 하나 받아들일 수 없어 환상으로 밖에 치부할 수 없는(「김영철전」) 사례라 하겠다. 즉 이들 주인공들에게 과부하가 걸린 전란 체험은 억지이거나(「최척전」), 너무 가혹한(「김영철전」)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붕괴된 세계에서 개인과 가족은 오롯이 그들 자체로 당해내야만 했던 현실을 두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같은 목표를 가지고 구현한 셈이다. 전란으로 인한 거대한 폭력 앞에 개인과 가족은 얼마나 초라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비록 귀환이라는 희망고문을 상정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지난한 것인지 되묻고 있다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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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737X 2465-8448 |